< 결국 靑 떠나는 ‘재벌 저격수’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을 경질했다. 김 전 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인사를 한 뒤 이호승 신임 실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결국 靑 떠나는 ‘재벌 저격수’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을 경질했다. 김 전 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 인사를 한 뒤 이호승 신임 실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에는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김 실장이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대폭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부동산 문제가 더 이상 확산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정책실장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실장은 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거쳐 경제수석으로 재임했다.

김 실장은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의 시행 이틀 전,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4.1% 올려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 엄중한 시점에 국민에게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격 경질에 대해 “부동산 관련 상황이 굉장히 엄중함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이 신임 정책실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일상으로의 조기 복귀 △기술·국제질서의 변화 속에 선도국가로의 도약 △불평등 완화와 사회안전망·사람에 대한 투자 강화 등 세 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