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두둔하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다시 한 번 박 전 시장의 시정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임종석 전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아픔과 혼란을 뒤로 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지난 23일에도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며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그(박원순 전 시장)의 관점과 철학이 서울의 요구를 모두 채우지도 못했고, 때로는 지나치게 고집스러워서 세상물정 모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면서도 "대체로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했다.

이어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도심 초고층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토목 행정은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며 "20개가 넘는 자율형사립고를 허가해 일반고를 무력화하고 고교교육의 서열화를 악화시킨 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박원순 전 시장의 행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시장의 질서나 기업의 효율 등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라며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의 당선은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반증이었다"고 봤다.

그는 "'더디가도 사람 생각하자',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라며 "박원순은 그런 요구에 순명해 속도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인도를 넓히고 서울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 구역을 늘렸다"고 추켜세웠다.

또 "건물 고도를 제한하고 경관 심의를 까다롭게 하고 문화재는 무조건 지키고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재창조해내려 무모함을 자처하기도 했다"면서 "복지와 문화시설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서울형 공공어린이집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고 박원순 전 시장의 시정을 높이 평가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해 연이어 옹호 발언을 이어가며 여성단체와 정치권으로부터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4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연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임종석 전 실장을 향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을 줄 알지만 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마음"이라고 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를 가진 뒤 "(박원순 전 시장이) 청렴한 시장이라는 부분을 말씀하시기 위해서 저는 한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 여성과 관련된 부분에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며 이같이 발언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