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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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통계 격차 지적에도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증가폭 격차는 더욱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업인 한국부동산원은 집값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된 반면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 측은 높게 나타나고 있어 국민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8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양 기관의 서울아파드 매매가격지수를 조사한 결과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7.9%(97.3→114.7) 증가한데 반해, KB국민은행은 42.9%(96.1→137.3) 증가했다. 두 기관의 통계치가 25.0%포인트나 차이나면서 역대 최대 격차를 보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의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지수다. 이명박 정권 당시 두 기관의 격차는 0.4%포인트, 박근혜 정부 당시 2.1%포인트에 불과했지만 문 정부들어 이 차이가 커졌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두 기관의 통계치 차이는 62.5배나 벌어졌다. 정부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가 민간 통계인 KB국민은행보다 증감률이 낮게나와 표본의 오류, 조작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공 부동산 통계 문제를 지적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후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은 127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통계 조사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 등에 착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두 기관의 수치 차이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8월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 폭은 15.7%(97.3→112.6), KB국민은행은 30.9%(96.1→125.8)로 격차가 15.2%포인트 났지만 최근 이 폭이 25.0%포인트까지 커진 셈이다.

송 의원은 "대통령도 정부의 부동산 통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관련 기관이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통계 오류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국가승인 부동산 통계에 대한 투명성과 안정성을 강화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올바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