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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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깜짝 컨벤션' 효과라는 지적부터 '승산 있는 후보'라는 분석까지 정치권의 시각은 다양하다.

과거 대선 사례를 보면 1년전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선두권을 달렸던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15대 대선과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D-1년' 시점 당시 1위 후보가 패배하는 깜짝 결과가 나타났지만 이후 3번의 대선을 치르면서는 D-1년 시점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했던 후보가 줄곧 대통령이 됐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정당 정치인이 아니어서 아직은 지속 가능성을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1년전 민심이 대선에 반영된 최근의 전례들에 비춰보면 의외로 대선 판도의 '핵'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尹, 대선 D-1년 시점서 대선주자 1위

20대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3번 대선 1년 전 1위를 기록했던 대선주자가 실제 대통령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0대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3번 대선 1년 전 1위를 기록했던 대선주자가 실제 대통령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8일 대선 1년을 앞두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2.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4.9%)를 압도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8.3%로 이 지사(22.4%), 이 대표(13.8%)를 앞섰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추-윤 갈등' 해소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윤 전 총장 지지도가 중수청 설치 갈등, '부패완판' '헌법가치 수호' 등 발언으로 인해 한순간에 만회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대선주자 후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 전 총장의 인기 급부상이 '반짝' 인기일지, 혹은 역대 대선처럼 그의 지지가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3번의 대선에서 D-1년 시점 전후에 실시한 역대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들은 모두 대통령이 됐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이다.

17~19대 대선 1년 전 1위 대선주자, 대통령 됐다

가장 최근인 19대 대선이 치뤄지기 1년 전인 2016년 5월 1주차에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당시 민주당 전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27.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17.2%), 오세훈 전 서울시장(12.1%),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7.4%), 박원순 전 서울시장(5.7%), 남경필 전 새누리당 의원(3.7%) 순이었다.

18대 대선 1년 전인 2011년 12월 3주차 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전 새누리당 대표)이 26.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안철수 당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26.3%)를 소폭 앞섰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전 5주간 안 전 원장에게 내내 선두를 내주다 이주에 1위를 탈환한 후 여론조사에 선두를 이어갔다. 이밖에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8.3%),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대표(3.8%), 한명숙 전 총리(3.1%) 등 순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났던 17대 대선을 1년 앞뒀던 2006년 12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당시 전 서울시장이 지지율 41.6%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였던 박근혜 당시 전 한나라당 대표(22.3%)와는 2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 이어 고건 전 총리(13.9%), 손학규 당시 전 경기도지사(4.9%), 정동영 당시 전 열리우리당 의장(3.7%) 등 순이었다.

앞서 15대와 16대 대선 1년 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15대 대선 1년 전에는 박찬종 전 의원이 내내 부동의 1위를 달리다 신한국당 후보 경선 마지막 날 사퇴, 이회창 후보가 최종 대선후보로 나왔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회창 전 의원은 대선 1년 전까지만 해도 20%대 지지율을 얻으며 2위인 이인제 당시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과 경쟁을 벌였다.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8.9%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고문이 이인제 고문을 꺾고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이회창 전 의원을 2%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