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민주당 출신이 다른 주택정책 할 수 있나"
[일문일답] 오세훈 "보수 일변도에 변화…역선택 의미없어"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후보는 4일 여론조사 1위를 달린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우위를 보인 데 대해 "(보수 일변도) 시각의 변화와 함께 희망의 단초를 본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열성 당원들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오 후보와의 일문일답.
--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눈시울을 붉혔다.

승리를 예상했나.

▲ 솔직히 말해서 질 확률이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하면서도, 반반 정도 확률로 생각했다.

이기고 지는 두 상황을 모두 대비했다.

-- 나경원 후보를 이긴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 워낙 정보가 오픈돼있으니 유권자들이 어항 속 금붕어 들여다보듯이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과 정치 색깔을 판단한다.

상대 후보가 '10년 전 사람'이라고 해도 제 정치적 발자국을 다 지켜봤을 것이다.

정치적 공백기가 10년 되다 보니 20대∼30대 중반까지는 출마선언 이후 행보를 주로 접했을 것이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보다는 중도 혹은 비정치 분야 유튜브를 많이 출연했다.

중도층에서 저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을 많이 들였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 국민의힘 내 보수 일변도 시각이 중도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이 정도 지지율 격차가 나왔다면 (보수 일변도) 시각의 변화와 함께 희망의 단초를 본다.

소위 열성 당원들도 6번 토론을 다 보셨으면 저를 지지하리라 생각했다.

이분들도 공약의 심도나 실행력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 경선 과정에서 가슴에 남는 쓴소리는.
▲ 웬만해서 내성이 생겨서 오히려 고맙다.

이를테면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시장을 사퇴했던 사람'이라는 지적에는 무상급식에 반대한 적 없고, 다만 '부자급식'에 반대했다고 짧게 설명하는 요령이 생겼다.

--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진행된 만큼 '역선택' 문제도 제기됐다.

▲ 역선택은 오히려 거꾸로일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서울시장 본선 혹은 단일화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뽑으면 유리하다는 판단도 가능했을 것이다.

어느 한쪽에 도움이 됐다는 것은 의미 없는 논쟁이다.

설사 있더라도 서로 상쇄하는 정도의 의미다.

[일문일답] 오세훈 "보수 일변도에 변화…역선택 의미없어"
--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전략은.
▲ 안 후보는 지금까지 여러 번 단일화를 했더라. 간단한 여론조사 방식은 아니었다.

매번 무엇을 주장했고 관철했는지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단일화 관련 세부 사항들은 어떻게 논의하나.

▲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서 하면 만나기 전부터 신뢰가 약화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내 진심은 안 후보의 장점과 내 장점이 만나 서울시를 위해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일화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박영선 후보와의 대결은 어떻게 생각하나.

▲ 해볼 만하다.

현 정부의 제일 큰 실패는 주택 정책인데 얼마나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을 수가 있겠는가.

정부가 국토교통부 장관 바꾸고 얼마 안 돼서 정책을 다 세팅했다.

민주당 출신 서울시장이 다른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나.

그러다 보니 토지 임대부주택 30만호와 같은 불가능한 이야기를 한다.

-- 다른 후보 공약에서 활용하고 싶은 것들은.
▲ 조은희 후보의 공유 어린이집 공약을 활용하고 싶다.

서초구에서 섬세하게 추진했던 공약들이 많아 배울 내용이 많다.

-- 당선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누차 말했다.

차차기는 어떤가.

▲ 너무 먼 미래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일단 1년 동안 일 잘한다는 재신임을 받아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다.

--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은.
▲ 정치 스타일이 깜짝 인사를 영입하진 않는다.

이번 캠프도 실속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조직이 비대해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내실 있는 선대위를 꾸리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