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마자오쉬·러위청 등 거론"…"시진핑, 늑대전사 원치 않을듯"
'늑대전사냐 유연함이냐' 차기 주미 중국대사 누가 되나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에 맞춰 교체할 미국 주재 중국 대사에 관심이 쏠린다.

현 추이톈카이(崔天凱)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미국과 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와중에 예정된 임기를 4년이나 넘긴 8년간 미국에서 중국을 대변해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차기 주미대사를 누구로 낙점하느냐에 따라 중국이 미중 관계 재설정을 원하는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중국이 차기 미국 주재 중국대사로 '늑대전사'와 '유연한 외교관' 중 어떤 인물을 선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력한 인물로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늑대전사는 중국의 애국주의 흥행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전사)에 빗대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관을 지칭한다.

SCMP는 "중국은 미국에 정통하고 신중하면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힘의 외교를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단호하고 강한 인물을 물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 중국대사의 이상적인 자질로는 미국 정치에 대한 높은 이해력에 더해 유머감각을 꼽는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커지는 시기에 강경한 접근보다는 자기를 낮추는 식의 접근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벅넬대 중국연구소 즈췬주 소장은 SCMP에 "당연히 중국은 미중 관계 개선을 도울 인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윤 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마자오쉬 부부장이 주미대사를 맡을 만한 서열이고 충분한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추이 대사보다 11살 어려 세대교체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주재 USTR 관리였던 제임스 그린 조지타운대 선임 연구원은 마오 부부장이 "공산주의자 중 공산주의자"라며 "지금 미국에서 일하는 것은 그에게 맞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위청 부부장이 마오 부부장보다 주미대사에 적합해 보인다고 밝혔다.

SCMP는 이들 외에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부주임, 셰펑(谢锋)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 관원, 충페이우(丛培武)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 등이 차기 주미대사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누가 되든 베테랑 외교관으로 어려운 시기에 미국 대사직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 추이 대사를 대신하는 일은 힘들고 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이 대사는 2013년 4월 부임해 8년간 주미 대사직을 수행했다.

SCMP는 "중국 외교가에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등으로 대변되는 늑대전사들이 있지만 시 주석은 추이 대사의 후임으로 자오 대변인의 동료 늑대전사들을 고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늑대전사들이 대부분 주미대사로 갈만큼 서열이 높지 않은데다, 이 시국에 늑대전사를 보냈다가는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뜻이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늑대전사는 그들대로의 역할을 하면서 중국의 '당근과 채찍' 외교술을 끌고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임스 그린 연구원은 "늑대전사들의 강경한 발언은 시 주석의 허락하에 나오는 것"이라며 "오늘날 그들의 역할은 중국이 외세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음을 자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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