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노선 중요성 재차 강조
한국에도 참여 압박 세질 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라인 중 한 명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지난 29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4개국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인도·태평양 정책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견제 차원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쿼드 구상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쿼드 합류 등 한국을 향한 미국의 반(反)중 노선 참여 압박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쿼드를 언급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 미국 정책을 발전시킬 근본적인 토대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그 형식과 메커니즘을 넘겨받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쿼드는 2007년 4개국이 처음 연 ‘4자 안보 대화’가 시초다. 4개국은 작년 10월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목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 등 역내 다양한 도전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공동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해양 안보’와 ‘주권의 존중’을 강조해 사실상 중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쿼드는 미국이 대중 견제 전략으로 내세운 새 안보 아젠다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 육·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한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을 일종의 띠처럼 엮어 안보 포위망을 형성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이 궁극적으로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참여시키는 ‘쿼드 플러스’를 쿼드의 완성체로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치권이 정파를 떠나 인도·태평양 전략의 추진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도 점차 한국에 쿼드 참여 압박을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중 관계 복원을 목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의 반중 견제책인 쿼드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 강도도 트럼프 행정부에 못지않을 것”이라며 “쿼드 참여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대비해 다양한 외교 시나리오와 실익 검토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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