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운송수요 대응…머스크 등 외국적 선사도 한국 화물에 선적공간 확대
해수부, 미국 이어 유럽·동남아 항로에도 추가 선박 투입
해양수산부는 국내 수출기업의 운송 수요에 맞추기 위해 미주 서부항로에 이어 동부항로와 유럽항로, 동남아항로에도 임시 선박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HMM은 31일 부산항을 출발해 미국 동부의 조지아주 서배너항으로 가는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한다.

이 임시선박은 컨테이너선이 아니라 HMM이 보유한 다목적선이지만 수출 기업들을 위해 1천400TEU 규모의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할 예정이다.

다목적선은 보통 석유화학설비, 발전설비 등 초대형 특수화물을 실을 목적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도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

HMM과 SM상선은 미주 서부항로에 대해서는 이번 달 3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한 데에 이어 내년에도 매월 2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HMM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접수한 물량 수요를 토대로 매주 350TEU 규모의 선적공간을 미주 서부항로로 수출 물품을 보내는 중소기업들에 우선 제공하는 지원책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한다.

HMM은 다음 달 중 유럽항로에도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한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임은 올해 초 TEU당 1천124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달 25일 기준으로 3배 이상으로 상승한 3천797달러로 집계됐다.

해상운임 급등과 선적공간 부족은 미주, 유럽 항로에 이어 동남아항로로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상해발 싱가포르항로 운임은 올해 초 TEU당 176달러였으나 최근 910달러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고려해운은 긴급한 화물 수요가 많은 남중국 셔코우(蛇口), 황푸(黃浦) 등과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노선에 임시선박을 투입한다.

해수부, 미국 이어 유럽·동남아 항로에도 추가 선박 투입
외국 선사들도 해수부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가는 국내 화물에 선적공간을 더 많이 내주기로 했다.

머스크는 내년에 한국 화물에 대해 매주 350TEU 규모의 선적공간을 추가로 배정할 예정이다.

CMA-CGM은 다음 달 2척의 임시선박을 추가로 투입한다.

MSC는 부산항을 경유하는 아시아발 미주항로 신규 노선을 개설해 지난 28일 첫 출항을 했다.

앞으로는 매주 미주항로를 운항할 계획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국적선사들과 수출기업들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므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일부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제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과감한 결단과 선제적 대응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를 계기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여 상생 협력하는 경제구조를 갖추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해수부, 미국 이어 유럽·동남아 항로에도 추가 선박 투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