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정출산설 일축하며 공개한 소견서에 전문가 등이 신빙성 의혹 제기
서울대병원 "전문의가 작성한 진짜 소견서 맞다"…국내출산 확인
"부산서 낳았다" 작년발언, 사실과 다른것으로 판명…"아들 주민등록 부산서 올려"
[팩트체크] 나경원 아들 출산 입증서류 '위조의혹'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미국 원정출산 의혹에 반박하며 관련 문서를 공개했지만 잡음이 지속되며 이른바 한국판 '버서(birther·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논란이 일었다.

논란은 나 전 의원이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아들 김모 씨의 입대 소식을 전하며 게재한 의사 소견서에서 촉발됐다.

나 전 의원은 "아들이 논산 육군훈련소로 떠났다"며 서울대병원장의 직인이 찍힌 의사 소견서를 첨부했다.

이 소견서는 2019년 9월 23일 서울대병원이 발급한 것으로, 진료 의사 의견란에 "1997년 12월 11일 임신주수(週數) 39주 4일경 유도분만을 위하여 입원하였고 12월 12일 유도분만 시행하여 남아 3.950㎏분만 후 12월 14일 퇴원 진행하였다"라고 적혀있다.

즉, 나 전 의원이 1997년 12월 12일 서울대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한 사실을 해당 병원에서 인증한 문서인 셈이다.

나 전 의원이 이러한 게시물을 올린 것은 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미국 원정출산·아들 국적 미국' 의혹에 시달려 온 만큼 아들의 입대를 계기로 논란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오히려 '출산 증명은 통상 소견서가 아닌 출생증명서로 한다'는 전문가 견해가 확산하는가 하면, 해당 문서의 진위 자체가 의심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팩트체크] 나경원 아들 출산 입증서류 '위조의혹' 있다?

◇한명석 교수 "특이한 소견서"라고 지적했고 '위조문서' 주장까지 나와
나 전 의원이 제시한 소견서에 문제를 제기한 대표적인 인사는 한명석 동아대 병원 산부인과 교수다.

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나 전 의원의 소견서에 대해 "참 특이한 소견서"라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진단은 일반 검진과 여성에서 흔하디 흔한 자궁근종으로 적어넣고 병력은 history of normal full term delivery(자연분만)를 기록했다"며 "이것만 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는지 혹은 환자의 주장을 소견서 형태로 발급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22년 전 분만한 걸 소견서로 발급하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며 "출산을 증명하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 된다"고 적었다.

그의 글은 '나 전 의원 소견서만으로는 국내 출생을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 널리 확산했다.

심지어 해당 소견서가 서울대병원의 문서 양식과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며 위조 가능성을 제시하는 주장도 나왔다.

[팩트체크] 나경원 아들 출산 입증서류 '위조의혹' 있다?

◇서울대병원 "전문의 직접 작성한 소견서…우리 병원 출산 사실"
연합뉴스 확인 결과 해당 소견서는 서울대병원이 발급한 문서가 맞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직접 작성한 소견서"라며 "나 전 의원이 소견서에 기재된 날짜에 우리 병원에 입원해 출산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 나 전 의원 출산 기록이 남아있다"며 나 전 의원 아들이 서울대병원에서 출생한 사실도 확인했다.

나 전 의원 역시 23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입증 서류를 추가로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저의 당시 임신부터 출산 기간까지의 출입국증명서와 어제 오후 직접 서울대학병원을 찾아 발급받은 출생증명서를 공개한다"며 자신의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과 아들 김 씨의 출생증명서를 첨부했다.

출입국 증명 서류에는 나 전 의원의 아들 출산일이 포함된 '1997년 1월1일∼1998년 12월 31일' 기간 해외로 출국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와 있으며, 출생증명서에는 아들 김씨의 출생장소가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01 서울대학교병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나 전 의원이 아들의 국내 출생 입증 서류를 추가 공개하면서 '해외 원정출산' 의혹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팩트체크] 나경원 아들 출산 입증서류 '위조의혹' 있다?

◇나경원 작년에는 사실과 다르게 '부산서 낳았다' 발언…"당시 부산에서 살면서 아들 호적 부산에 올려" 해명
다만, 나 전 의원이 과거 아들을 부산에서 낳았다고 발언해 혼선을 빚은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 전 의원은 2019년 2월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부산에서 우리 둘째 아들을 낳았다.

부산의 어머니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결국 이번 계기에 나 전 의원의 발언 중 '아들을 해외 원정 출산으로 낳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된 동시에, '아들을 부산에서 낳았다'는 또 다른 발언은 엄밀히 보자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부산에 살고 있던 사람으로서 부산에서 (아들의) 주민등록을 올렸다"며 "예컨대 전주에 사는 사람이 서울대병원에서 출산한다고 해서 고향이 서울대병원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1997년 득남 당시 부산지법에 판사로 재직 중이었다.

나 전 의원은 "아이도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라고 한다"며 "부산에서 산부인과도 다녔지만, 친정에서 산후조리도 해야 하고 해서 출산을 친정이 있는 서울에서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또한 아들 원정출산 의혹이 제기된 초기에 출생증명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혹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다 공개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논란이 있을 때부터 아이가 군대 갈 즈음 설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소견서만으로도 (사람들이) 충분히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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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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