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사진=유엔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사진=유엔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 24일 “최근 북한 내 수용소에서 7000명이 풀려났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영양실조가 심각한 수감자들을 관리하기 어려워 일방적으로 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차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 폐회사에서 “북한의 수용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굉장히 취약한데 영양실조가 심각한 상황에서 7000명이 풀려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유엔 차원에서 북한에 관련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지난 20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이 7000명의 노동수용소 수감자를 석방하며 지방 정부와 인근 주민들에게 이들을 관리하라 지시했다”고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RFA는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이들에 대한 사면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석방된 수감자들이 갈 데가 없어 폭력적으로 행동하거나 인근 주민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들은 여러 질병과 심각한 영양실조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한편 킨타나 보고관은 한국 정부를 향해 탈북자 보호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국제 인권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며 “한국 정부는 계속해서 탈북자를 지원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북한 정권이 탈북자들을 겨냥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대중들 사이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지면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증언해줄 수 있는 탈북자의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며 “탈북자들의 연대를 끊어뜨리는 게 북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