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졸병 입장에서는 군부대 상관에게 쉽게 전화가 걸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 서 모 씨 관련 휴가 의혹과 관련해 보좌관이 지원장교에게 전화건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군대엔 보고 체계가 있고, 보고는 졸병이 상관한테 하는 건데. 엄마 보좌관 없는 병사들은 병가도 못 받는다는 얘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전쟁 중에도 상황보고를 엄마 보좌관 통해 할건가"라며 "'중대장이세요? 예, 서일병 엄마 보좌관입니다. 서일병이 부상으로 복귀가 늦는다고 전해 달래요' 군대냐, 새나라 유치원이냐"라고 힐난했다.

추 장관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거짓 진술한 것에 대해 이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 있으십니까?"라고 묻자 "거짓 진술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톡에 이런 문자 있다는 것은 포렌식 돼서 나오니까 아는 것이고 그걸 기억하지 못합니다"라고 자신이 보좌관에게 지원장교 전화번호부를 전달한 것을 해명했다.

전 의원이 "보좌관과 연락할 시간이 없었다. 경황이 없었다고 했지만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 받았지 않느냐"고 따져묻자 이에 추 장관은 "(카톡을 보면) 보좌관에게 전화 번호를 전달했다고 돼 있지만 거기 보면 지원장교님이라고 돼있다. 직접 아는 사람 번호를 지시차원에서 전달했다면 여기 번호가 지원장교나 대위라고 돼있지 ‘님’자를 안 붙였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들에게 받은 것을 전해달라고 해서 (연락)한 것"이라며 "뒤에 맥락을 다 보면 아들하고 연락을 취해달라고 해달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좌관이 스스로 뒤에도 제가 지시를 했었다면 답문에서 지시이행 했다고 답이 왔을 것"이라며 "제가 지시를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오래전 일이라 긴가민가 하다면 27차례 답변에서 '지시한 적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기억안난다'고 했어야 하는데 얼굴 참 두껍다"고 비판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저는 매일 고소·고발을 당하는 사람이다. 저는 공인이니까 참겠다”면서 “저의 아이 같은 경우는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군 복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아들이) 한쪽 다리를 수술을 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었더라면 재검을 받아 아마 군대를 안 가도 됐을 것”이라며 “아이는 사실 화가 나고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자신의 아들은 '아이'라고 보호하면서 아들의 휴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에게는 다른 중대 소속의 '이웃집 아저씨'라는 호칭을 썼다.

추 장관은 아들 휴가 당시 당직사병이었던 A씨에 대해 “A가 저의 아들과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고 다른 중대 소속”이라며 “군인들은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라고 속칭한다고 한다.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 것 밖에 없는데 추 장관 측이 거짓말장이를 만들었다"면서 "일반 국민도 명예가 짓밟히면 싸울 권리가 있다"며 현 법무부장관과 아들 서 씨 변호인을 고소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