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 쇄신 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낙연 대표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결과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 대해 “당의 덩치가 매우 커져 국민이 사랑할 수 있는 정당을 어떻게 구축할까 (고민)하는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을 외부 인사가 맡을지에 관해 “그러지 않을 것 같다”며 “(당 내부에서) 희망자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무실장인 김영배 의원은 “거대 여당이 앞으로 국정과제 완수뿐 아니라 ‘100년 정당’이 되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를 논의하려는 것”이라며 “이제 대선이 다가오니 큰 틀에서 정당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원장과 관련해서는 “당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면 안 되니 당원이면서 원로 중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워크숍에서 혁신위 설치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거대 정당이 된 민주당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고 스스로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혁신위를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며 “당 내외 인사로 혁신위를 꾸려 민주당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를 사례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끈 혁신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민주당에 마련된 혁신위다. 당시 혁신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참여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 정당·공천 혁신 방안을 내놨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