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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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부터 국회는 국정감사에 돌입합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행정부와 기타 정부 기관을 견제하고 감시, 비판하는 활동으로 국회의 고유 권한입니다. 21대 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해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는데요. 심지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여당 의원들도 있습니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5일 박근혜 정부 시절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통합 신고센터를 연다고 국민에게 홍보했지만, 개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5년 2월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 신고센터 개소' 공동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이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정보통신진흥협회의 신고센터로, 최근 5년간 이 센터가 접수한 8873건의 신고는 방통위에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입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정부와 전혀 무관한 기관을 방통위가 개소한 것처럼 거짓 보도자료를 냈던 것"이라면서 "그동안 유통 당사자들에게 위반행위 신고를 처리하게 했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방통위가 단통법 위반행위 신고를 어떻게 다뤄왔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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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주택담보대출, 박근혜 정권에서 사상 최대 증가'라는 제목의 국감 자료를 냈습니다. 김 의원은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82조60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총액(413조6000억원)의 63.7%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주택가격 상승을 나타내는 지표인 주택담보대출이 박근혜 정권 기간 사상 최대로 급등한 것은 초이노믹스가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했습니다. 초이노믹스란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정책을 이르는 말입니다. 부동산 부양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당시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완화 등이 이뤄졌습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2016년 주택담보대출은 715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조4000억원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주택담보대출은 487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조2000억원 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주택담보대출은 808조원으로 전년보다 38조원 확대됐습니다.

기준을 증가액이 아니라 총액으로 바꾸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842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아무리 여당 의원이라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이 넘었는데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의 잘못을 따지는 건 국회의원의 임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국정감사의 의의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국회는 국정감사·조사를 통해 국정운영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입법과 예산심의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며 국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함으로써 입법·예산심의·국정 통제 기능의 효율적인 수행을 도모함."

여기서 말하는 국정이 선거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난 정부의 국정은 아닐 겁니다. 만약 지난 정부의 실정이 이어지고 있다면 현 정부가 이를 어떻게 고쳤는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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