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코로나 방역 지침' 따랐다고 추정…우발적 사고에 무게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 실종된 40대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의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북측은 이 공무원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47)씨는 지난 21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월북을 목적으로 해상에 표류하다 실종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A씨가 보이지 않아 동승자들이 찾아 나섰으나, 배 안에선 A씨의 신발만 발견됐다. 해경과 해군 함정은 물론 해수부 선박, 항공기 등 총 20여 대가 출동해 인근 해역을 수색했지만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군 당국은 A씨가 원거리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국은 북측 경계병이 외국으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접경지역 방역 지침에 따라 A씨에게 총격을 하고 화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남한 주민에 대한 의도적 도발보다는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측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의 월북 시도 배경에 대해선 "남한에서의 신병을 비관한 것으로 보이나 확인 중"이라고 했다. 관계 당국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 첩보에 의하면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이라며 "실종 경위, 경로 조사와 함께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 피격이 최종 확인되면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북한 군의 총격에 관광객 박왕자씨가 숨졌고, 2010년 11월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건설업자인 민간인 두 명이 사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 와중에 찬물을 끼얹은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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