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 적극 지지층, 올들어 '이재명 지지' 대폭 늘었다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절반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선호도는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이뤄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리얼미터)를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매우 잘한다'라고 응답한 적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7%에서 31.1%로, 24.1%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1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진행한 대통령 선거 차기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이 지사 선호율은 7%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7월 이후 이 지사에 대한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지지율은 30%대를 돌파했다.
[단독] 文 적극 지지층, 올들어 '이재명 지지' 대폭 늘었다
이 대표의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호남에서의 이 지사 선호율은 3.9%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26.3%로 급등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는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몸집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일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적극 지지층에서까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만큼 예상 밖의 일이라는 얘기다.

이 지사가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서 지지를 키우는 것을 두고 분석은 엇갈렸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 지사가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인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지지세에 힘이 실렸다는 얘기다. 실제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7월(29.1%) 이후 급상승했다.

이 교수는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모든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내고 있다"며 "지지율이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지만 내년 이맘때에도 고스란히 유지된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 사이에서도 중도 진보나 중도 보수 성향이 있는 지지층의 이 지사 선호도가 올라갔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강성 지지층, 중도 진보층, 보수에서 실망한 중도 보수층 등 세 부류가 있다"며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중도 진보층과 중도 보수층에서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단독] 文 적극 지지층, 올들어 '이재명 지지' 대폭 늘었다
반면 이 대표에 대한 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 사이에서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올 1월 66.8%까지 치솟았던 적극 지지층의 이 대표 지지율은 이 지사가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지난 7월 50%대로 내렸다. 지난달에는 49.8%로, 50%대가 붕괴했다. 같은 기간 호남에서의 이 대표 지지율 역시 52.0%(1월)에서 41.7%(8월)로 10.3%포인트 내렸다.

김명준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은 현직 대통령과의 일체화보다는 독자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대표가 친문(친 문재인)에 얹혀가거나 문 대통령과의 일체화를 하려고 한다면 이 지사와의 경쟁구도에서 밀릴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범주류였지만 전임인 김대중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하거나 따라가지 않고 철저하게 자기 색깔을 지켰다"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전임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말해서 전임 대통령과의 일체화를 통해 집권한 유일한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한 교수는 반면 "이 대표의 위기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대표는 이미 오래전부터 거의 상대가 없이 대세론을 누렸다"며 "변수가 생기면서 지지율에 도전을 받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지지율에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지지율이 꼭 낮아질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