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업권을 침해받았다며 등록금을 반환해 달라는 대학생들의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이 현금 지원 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 9명이 등록금 반환 관련 3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를 촉구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현금 지원 불가 방침이 전해지면서 ‘희망고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학생 등록금 반환 요구에…민주당 "현금 지원은 없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학생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립대를 포함해 대다수 대학이 정부 재정을 받는 상황에서 등록금까지 정부가 나서서 대납할 수는 없다는 정부 입장에 민주당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코로나19로 대다수 대학에서 1학기 동안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으나 만족도가 낮고, 도서관과 실험실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정치권이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에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와 관련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등록금 반환 요구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야당도 추경 심사에 참여해 대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할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정부와 청와대는 현금 직접 지원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앞서 “등록금 반환은 각 대학과 학생이 논의해 결정할 일”이라며 “추경에 등록금 반환 관련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부와 청와대 방침을 받아들여 정부에 간접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3차 추경 논의 과정에서 간접 지원책 역시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3차 추경을 통한 현금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통합당은 추경에 대학 등록금 반환 관련 예산을 반영해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의당은 추경 증액 9000억원에 대학 부담 9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으로 국공립대 학생에게 85만원, 사립대 학생에게 112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열린민주당 역시 추경을 증액해 대학생 1인당 20만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