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는 거냐"  의원실 나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는 거냐" 의원실 나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의혹으로 수사를 앞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향해 "내가 죽는 모습 찍으려는 거냐"며 반발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530호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을 향해 “무엇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거냐. 내가 죽는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며 “상중인 것을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전날 숨진 채 발견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 모씨를 조문한 뒤 페이스북에 언론과 검찰에 대한 분노가 담긴 입장문을 게재했다.

윤 의원은 이 글을 통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며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썼다.

이어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홀로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 의원의 반응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 A(60)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 A(60)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압박과 언론의 취재경쟁이 심했다"는 의견과 "상중이라는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한다. 국회의원이 아무리 기분 나쁘다고 이런 식의 말을 하다니. 기자들 안 만나려면 정치인 그만 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망한 손 씨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정의연이 수사 선상에 모른 모든 사안에 대해 엄중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혼자 거주하는 손씨의 사망은 전 동료였던 지인으로 인해 확인됐다. 이 지인은 집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손씨는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손씨 몸에서는 주저흔(躊躇痕)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구두소견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연은 7일 부고 성명을 내고 “지난달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숨진 손 씨는 개인계좌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조의금을 걷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