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났다. 보수야당과 진보야당 대표의 만남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기본소득 이외에도 '불평등' '노조문제' 등 진보적 이슈가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4일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을 찾아 심 대표를 만났다. 심 대표의 첫마디는 "통합당이 논의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대환영한다"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통합당의 레퍼토리는 북한 탓, 정부 탓이었는데 김 위원장이 오셔서 실용정책 경쟁이 가능한 국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실질적 물질적 자유를 극대화 해야한다는 김 위원장의 말에 기대가 크다"면서 "자유 없이는 평등 없고, 평등 없이는 자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념적으로 '좌다, 우다', '진보다, 보수다' 그런 논쟁 자체가 국민 생활과 관계가 없다고 본다"며 "실질적으로 어려운 국민에게 어떻게 잘 다가갈 수 있느냐를 생각하면서 정당은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불평등 문제에 있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심 대표는 "김 위원장이 형식적 자유를 비판했는데, 통합당은 그동안 더많이 가진 사람들의 탐욕의 자유, 무한 축적의 자유를 적극 옹호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삼성 탈법적 자유는 적극적으로 지지해왔지만 삼성 노동자의 노조할 자유는 반대해왔고, 부동산 부자들 무한축적의 자유는 적극 지지했지만 서민들의 주거안전의 자유는 외면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부자들이 부동산 가지고 돈벌려고 하는 자유는 민정당 시절에 내가 적극 제지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면서 "삼성과 같은 회사가 지금 같은 곤욕을 겪는 건, 과거에 지나칠 정도로 시대감각에 역행을 하며 마치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했기 때문에 스스로의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