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더불어시민당 대표가 '부동산 논란'을 일으킨 양정숙 당선인의 제명과 관련 "시민당은 오히려 칭찬을 들어도 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대표가 '부동산 논란'을 일으킨 양정숙 당선인의 제명과 관련 "시민당은 오히려 칭찬을 들어도 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대표가 자당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인이 '부동산 논란'으로 제명된 데 대한 당 차원의 사과 요구에 "시민당은 오히려 칭찬을 들어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지한 때부터 확실한 근거를 확인·확보하기 위해 당의 조사위원들은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한 쪽 말만 듣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았고, 법 양식과 논리에 익숙한 상대방을 대상으로 열심히 진상을 규명했다"면서 "총선 전 인지했음에도 빨리 공론화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답으로는 고발 사유 중 하나가 '업무방해'라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측 후보라고 포장이나 축소 혹은 회피하려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이 자리를 빌어 제대로 된 이가 국회에 가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진지하게 시간들여 열심히 노력해 준 더불어시민당 조사위원들, 그리고 기꺼이 더시민당 조사에 협조해 주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사과하고 입장을 분명히 해 준 민주당에게도 고맙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양 당선자 문제가 불거지자 무조건 사과하라는 정치권의 요구는 '여의도 구태 정치문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0여년 전 과거 있었던 한국 영주권자의 학내 총격사건에 대한 한국인 사회의 사과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과거 우리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싸우면 잘잘못을 떠나 무조건 집 어른이 사과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미풍양속일 수는 있으나, 잘잘못 따지지 않고 웃어른이 사과하는 모습에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작동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정치인들은 상대방의 지적이 엉망이더라도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과거로부터 기본"이라면서 "허나 그것은 상대의 격한 감정에 일단 공감한 후 차분히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상대방 주장은 이미 들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짓는 영혼없는 웃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 대표는 "겉으로는 사과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고, 상대방을 진정 존중하는 정치인이라면 그런 류의 사과보다는 '그러시군요' 하며 그냥 조용히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태의 여의도 정치 언어에 익숙하거나 가부장적 사고가 익숙한 이들은 대표나 당이 무조건 사과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개인의 총격 사건을 단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 한국인이 사과하는 문화에 대해 논의가 있었듯이 이제 가부장적 사유는 바뀔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물론 사건의 범위와 깊이 혹은 사건을 풀어가는 집단의 모습에 따라서는 대표가 사과하거나 책임질 일은 분명 있다"면서 "과거의 여의도 구태 정치문법은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갈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