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박주선·박지원·정동영·유성엽 등 호남 다선도 '전멸' 가능성
계파갈등·공천논란에 지지율 잃어…내부서 "당 존속 못할 것"
[선택 4·15] 민생당, 지역구·비례 모두 '0석' 예측…'원외정당' 전락 위기(종합)
원내 3당이자 교섭단체인 민생당이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당선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총선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통합당의 1대1 구도로 치러지면서 '제3정당'이 들어설 공간 자체가 줄어든데다, 당내 계파간 갈등과 공천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에도 실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진행된 개표 결과 민생당은 지역구 후보를 낸 58곳 중 단 한곳에서도 당선권에 들지 못하고 있다.

비례대표도 0∼3석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 분석됐다.

당 소속 현역 의원만 20명에 달하는 민생당이 순식간에 원외정당으로 내몰릴 처지가 된 것이다.

특히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등 현역 다선의원들조차 전멸할 위기에 놓였다.


애초 당내에서는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음에 따라 민생당이 비례 정당투표 투표용지의 맨 위 칸에 오르게 되면서 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왔지만, 이 조차도 현실화하지 못했다.

민생당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이번 총선이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결 양상으로 흐른데다, '거대양당' 민주당과 통합당이 모두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양당제'로 회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민생당은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으로 출범한 이후 계파간 갈등을 거듭하면서 지지율을 잃었다.

여기에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비례 순위를 수정하는 등 공천 과정의 논란도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기자들과 만나 "개표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크게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정치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내서는 지도부가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에서는 당이 존속하지 못하고 결국 해산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흘러나온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선자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면 당이 구심점을 잃고 정당보조금도 받지 못하게 되는만큼 지금의 당 모습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택 4·15] 민생당, 지역구·비례 모두 '0석' 예측…'원외정당' 전락 위기(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