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쟁점된 노동이사제…'광주형 일자리' 좌초하나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13일 ‘더불어민주당 광주 후보들의 광주형 일자리사업 관련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광주광역시 8개 지역구의 민주당 총선 후보를 대상으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서의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였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 후보 8명 중 과반인 5명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이형석 북을 후보는 “노조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전향적인 변화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이용빈 광산갑 후보는 “모든 프로세스를 현대차 중심으로만 끌고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광주 지역구에서 후보 전원의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15 총선이 끝나면 민주당 소속 당선자들은 광주형 일자리에서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에 평균 연봉 3500만원 수준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완성차 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노·사·정 대타협에 따라 투자협약을 맺었고, 같은 해 9월에는 합작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설립했다. 하지만 이후 노동계 대표로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협약서에 없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한국노총이 요구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노동이사제를 통한 노조의 경영 개입은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하자 한국노총은 지난 2일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민주당 인사인 이용섭 광주시장이 당일 기자회견에서 “노동이사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한국노총의 시각 변화를 촉구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간접고용을 포함해 약 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주당 총선 후보들의 일방적인 노동계 편들기는 결국 일자리 사업 무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당 후보들이 혹시라도 ‘노동계 표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라면 곤란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광주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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