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지난 9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지난 9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막말' 논란에 휩싸이며 미래통합당으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은 차명진 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이번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현수막 배치를 놓고 성적 문란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김 후보는 차 후보를 명예훼손과 성희롱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현수막 OOO'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김 후보의 현수막이 자신의 현수막 위아래로 배치된 사진을 게시하면서 "OOO이 막말이라며? 자기가 먼저 나서서 OOO 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 아! 난 OOO 진짜 싫다니까"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김 후보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차 후보가 '현수막 OOO'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는데, 차 후보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이 온라인에서 떠돌고 있다"라면서 "차 후보는 제가 단 현수막을 가리키며 또다시 입에 담지 못할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넘어선 명예훼손이자 성희롱"이라며 "품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차 후보를 상대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 정도이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이 글을 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차 후보에게 탈당 권유라는 면죄부를 줬고, 그 결과 차 후보는 더욱 기세등등해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차 후보를 명예훼손과 성희롱으로 고발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여성 아니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막말 정치인 차명진은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는 앞서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OOO 사건이라고 아시는가"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자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책위원장은 차 후보를 제명해달라고 당에 요구하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으나 당 윤리위는 징계 수위가 한 단계 낮은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이 같은 결정에 차 후보는 통합당 당적을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통합당 당헌·당규상 탈당 권유를 받은 인사는 10일 이내 탈당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제명을 당하게 된다.

한편 차 후보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도리어 세월호 논란 발언 이후 후원금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이 후원금을 아껴 천안함 피격 용사 유가족을 위해 쓰겠다"고 전했다.

이날 또 '차명진 후원회' 명의로 쓴 글을 통해 "세월호 텐트 OOO 발언 이후 전국에서 후원금이 쇄도해 한도가 다 찼다"며 "감사하지만 더는 후원을 못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올린 게시글 캡처본. /사진=차 후보 페이스북
지난 11일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올린 게시글 캡처본. /사진=차 후보 페이스북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 보기
https://www.hankyung.com/election2020/candidates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