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반대 의사를 밝힌 김해영 최고위원의 공개 발언을 삭제한 회의록을 배포했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발언을 다시 넣어 재배포 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반대 의사를 밝힌 김해영 최고위원의 공개 발언을 삭제한 회의록을 배포했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발언을 다시 넣어 재배포 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최고위원회의 회의록에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하는 김해영 최고위원의 발언을 삭제했다가 논란이 일자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넣어 다시 배포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공개발언 전문을 공개해 온 민주당이 최고위원의 공개 발언을 회의록에서 삭제해 배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이인연 원내대표 다음으로 박주민·박광온·설훈·남인순·김해영·이형석·이수진 최고위원 순으로 공개 발언을 진행했고, 김 최고위원은 이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 추가 발언을 보탰다.

하지만 회의 직후 민주당은 이 최고위원 발언 바로 뒤에 이 대표의 마무리 발언을 넣고, 두 사람 사이 비례연합정당 반대 의사를 밝힌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삭제한 채 회의록을 배포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의 4·15 민주·진보진영 총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명분은 없고 실익은 의심스럽다"며 재차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도한 정의당이 참여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의 참여는 명분이 없어 보인다"면서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로 상당한 민심 이반이 우려된다. 또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연합정당으로 이전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상황이 어려울 때 원칙을 지켜나가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는 않는다"며 "상황이 어렵다고 원칙을 지키지 않다가 일이 잘못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고 강조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연합정당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소병훈 제2 사무부총장은 "개인 의견이냐"고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개인 의견이다"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이 '개인 의견'이라고 밝혀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발언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결국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다시 넣은 회의록을 재배포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전당원 투표를 공식화한만큼 지도부 입장에서 김 최고위원의 추가 발언이 거슬렸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논의를 거듭한 끝에 약 80만명의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묻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투표는 오는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