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대표 부품수급 애로 호소에 "현장 와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기"
문 대통령 등 참석자 마스크 안 써…청, 마스크 착용 지침 완화
마스크 생산 독려한 문 대통령…"방역 후방기지서 역할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가동 중인 방역용 마스크 제작 업체를 방문해 마스크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함께 경기도 평택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인 우일씨앤텍을 방문했다.

민방위복 차림의 문 대통령은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방진가운과 방진모를 착용하고 생산 공정을 지켜봤다.

이어 자재 보관 창고로 이동해 업체 대표로부터 생산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업체 대표는 "(마스크 자재인) MB필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한 달에 1천500만장을 공급 중인데 저희 중에 감염자가 나타나 공장이 폐쇄되면 수급에 지장이 있을까봐 그것이 제일 두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그러다 보면 연장근로나 주말근로를 장시간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업체로부터 마스크를 납품받는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는 "마스크 필터가 부족한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며 "KF94에 들어가는 필터 양이 KF80보다 20∼30% 많은 만큼 KF80 위주로 생산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KF80 이상의 마스크만 써도 방역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내놓는 만큼 KF80 위주로 마스크 생산을 유도해 달라는 것이다.

마스크 생산 독려한 문 대통령…"방역 후방기지서 역할 해달라"
문 대통령은 "현장에 와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며 공감했다.

이어 유한킴벌리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인 대구에 마스크 100만개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함께 돕고 어려움을 같이 나눈다는 마음이 대구시민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필터 수급 부족을 두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필터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라며 "최근 미국산 필터가 성능 시험에 합격해 수입 계약을 할 예정인데 (수입까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하루 생산량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비 50% 늘어난 1천170만장"이라며 "마스크 생산 현장에 공무원이 상주하면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직원들은 장시간 작업에 따른 육아 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문 대통령은 "정말 감사하다"며 위로의 뜻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말씀을 들어보니 검역 현장이 방역 최일선이라면 마스크 생산업체는 후방기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후방기지에서 튼튼하게 역할을 해주셔야 현장에서 이길 수 있는데, 불편을 해소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행사 전 식약처에 사전 문의한 결과 문 대통령이 방문하는 장소가 환기시설이 잘돼 있는 데다 사람이 밀집하지 않은 공간이어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만 청와대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내부 지침을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충분히 공급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이 발언에 대해 "모든 국민에게 일주일에 마스크 2장씩 공급하기에 부족한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도 밀폐된 장소에서의 회의가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회의에서도 면 마스크를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