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옥중서신을 통해 4·15 총선에서 보수 결집을 주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검찰에 판단을 맡긴 채 별도의 위법 여부 판단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정의당은 5일 공직선거법상 선거 개입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 강민진 대변인, 신장식 법률지원단장 등 3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찾아 고발장을 접수했다. 정의당은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작성한 서신을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국회 정론관에서 대독하게 했다”며 “미래통합당 지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건 ‘선거권이 없는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 60조 위반”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별도 판단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신을 보낸 박 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관련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검찰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자필로 직접 쓴 ‘옥중서신’을 최측근인 유 변호사를 통해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은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는 등 메시지가 미래통합당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한 선거 개입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선거법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등을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가 아니라 ‘거대 야당’을 언급한 정도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관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두되고 있는 총선 연기론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전투표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불가”라고 결론 내렸다. 선관위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서는 거소투표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