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한국의 대구 및 경북 지역에서 온 입국자들을 증상 유무에 상관 없이 검역 격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수도 하노인 인근 군부대에 격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한국의 대구 및 경북 지역에서 온 입국자들을 증상 유무에 상관 없이 검역 격리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수도 하노인 인근 군부대에 격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저녁 팜빙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 임시 중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베트남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와 체류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밍 부총리에게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이 우리 국민에 대한 과도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한국내 실망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 측의 조치가 양국 국민들과 기업인들 간 필수적 교류마저 과도하게 제약하면서 양국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 연합뉴스
밍 부총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다”고 양해를 구했다. 또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중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정적으로 취해지는 조치”라며 “가족·친지 방문이나 사업 등의 목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해야 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선 최대한 조속히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29일 0시 1분부터 한국인에 대한 15일간의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임시로 중단한다. 대구·경북 거주자와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거친 외국인(한국인 포함)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 조치에서 훨씬 강화됐다. 베트남이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중단한 건 2004년 7월 해당 제도 도입 후 16년만에 처음이다.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 등 베트남 주요 도시들의 한국인 격리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공항 도착 후 군부대에 격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은 이미 지난 25일 대구·경북 출신 한국인의 신규 노동허가서 발급을 중단했다. 현지에선 한국인의 도착 비자와 상용 비자 발급이 제한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