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TK 봉쇄" 홍익표 사퇴에도 연일 설화

민주 지도부 '입조심' 특명에도
"투명한 정보 공개 세계에 모범"
이수진 최고, 생뚱맞은 자화자찬
박광온은 "외신보도 인용" 해명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대구·경북(TK) 지역 ‘최대 봉쇄’를 거론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여당 지도부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당정에서 추가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설화가 터져나오면서 여론이 악화하는 분위기다.
"확진자 급증이 국가체계 잘 작동한 덕"이라니…與, 또 '코로나 염장'

與 지도부 사과…홍익표는 사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고위당정협의회 후 설명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많은 심려를 끼쳤다”며 “대구·경북 시·도민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해찬 대표 역시 “정쟁은 금물이며 말 한 마디 실수도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구멍을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봉쇄’ 표현에 대해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여당 지도부가 재차 사과에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은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단어 하나도 세심하게 살펴야 함에도 대구·경북 주민께 상처를 드리고, 국민의 불안감도 덜어드리지 못했다”며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홍 의원의 후임으로는 강훈식 의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재차 사태 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감염병 확산 초기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야당이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해 청와대는 이날 “국민을 안심시키려 한 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 이후) 새로운 상황이 됐지 않나. 새 확진자(31번째)가 나오기 전이었다”고 했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까지 70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 명 동의 기준의 세 배를 넘었다. 청원 게시자는 “문 대통령이 정말 자국민을 생각했다면 중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입국을 금지했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을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여권발(發) 설화 계속

여당 지도부의 사과와 홍 수석대변인 사퇴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서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논란성 발언’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주간지 타임을 인용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국가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자화자찬성 발언을 했다. 박 최고위원은 “타임지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로 한국의 뛰어난 진단 능력, 자유로운 언론 환경과 투명한 정보 공개, 민주적 책임 시스템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당 이수진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이 투명한 정보 공개로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코로나19 확산을 이겨내는 과정은 전 세계인에게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위기 속에 온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최고의 한류 방역체계가 이른 시일 내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박 최고위원 말대로라면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지금의 이 상황도 정부·여당 입장에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긍정적 신호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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