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험지 출마'를 공언하고 한 달 넘는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로써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되며 대선급 총선 경쟁이 시작됐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자랑스러운 종로를 반드시 무능정권, 부패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면서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종로출마를 두고 더 이상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총선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마침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결단으로 먼저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갈이에 나선 이 전 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지만 황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이 전 총리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문재인 정권과의 대결이라는 점만 부각시켰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면서 "오직 두려운 건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상대방은 문재인 정권으로, 어떤 일대일의 경쟁이 아니고, 문재인 정권과 저 황교안의 싸움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링 위에 올라 황 대표를 기다려 온 이 전 총리는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짧은 입장문을 내놨고, 한국당 내부에서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깊은 고뇌와 숙고 끝에 나온 결단은 불신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중량급 인사들의 전략 배치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