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합당이 속도를 내면서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합당 후 탄생할 ‘호남통합신당’의 의석수가 바른미래당보다 커지면서 원내 3당이 돼 ‘기호 3번’을 받겠다는 미래한국당의 총선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늦어도 이달 12일까지는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통합을 위해 ‘대통합개혁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17석, 대안신당은 7석, 민주평화당은 4석이다. 3당이 통합해 ‘호남통합신당’이 탄생하면 28석 규모의 정당이 된다.

계획대로 신당이 탄생하면 미래한국당의 ‘기호 3번 전략’을 위한 문턱은 한층 높아진다. 당초 한국당 내에서 비례 위성정당 설립 논의가 시작된 지난달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20석이었다. 선거에서의 기호는 소속 현역 의원 수로 결정된다. 한국당의 당초 계획은 21명의 현역의원을 비례 위성정당으로 이적시켜 원내 3당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의석수가 유지된 채 호남통합신당이 탄생하면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에 29명의 현역의원을 보내야 한다.

현재 미래한국당으로 갔거나 갈 예정인 현역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조훈현, 김성찬, 최연혜 의원 4명뿐이다. 29석을 확보하려면 25명이 더 필요하다. 불출마를 선언한 13명이 모두 합류해도 여전히 12명이 부족해 한국당의 ‘기호 3번’ 전략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비례의원 6명은 ‘셀프 제명’을 통해 탈당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의원총회를 열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즉시 셀프 제명이 가능하다”며 “안철수계 이외에 당권파 의원들도 탈당을 원하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셀프 제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헌·당규상 의원총회에서 제명 절차를 밟기 전 윤리위원회의 심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바른미래당의 주장이어서 ‘셀프 제명’이 현실화될지도 미지수다. 바른미래당은 호남통합신당이 원내 3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현역의원 탈당을 최대한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기호 3번이냐 4번이냐’는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원내 3당 지위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