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면서 전면에 나서며 '책임총리' 부각…'차분한 기조' 유지
정총리, 신종코로나로 첫 시험대…일정 취소하고 대응에 '몰두'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로 취임 3주째를 맞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대응으로 첫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초부터 '책임총리'를 천명한 정 총리로서는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본인의 역량을 증명해 보일 기회이자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3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번주 미리 잡아둔 민생·경제현장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내부 회의를 하는 등 신종코로나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당초 4일 서울 영등포구의 소공인 특화 지역을, 5일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5G 장비업체를, 6일에는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을 찾을 예정이었다.

대신 정 총리는 집무실에서 관련 부처들과 계속해서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부처 간 업무를 조율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 총리는 신종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지난달 2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감염병은 초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해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강력한 선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정 총리는 그동안 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굵직한 대응책을 직접 발표하는 등 주요 국면에서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책임총리' 구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전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4일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한 정부 결정을 직접 발표했다.

정 총리는 이 회의 전날 별도로 관계부처 장관들을 모아 회의를 하면서 각 부처의 이견을 앞장서 조율하고 정부가 발표할 대책들을 하나하나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현재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인 신종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현 체제는 계속 유지하되, 실질적인 진두 지휘는 자신이 직접 한다는 구상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부처가 협력해 대응할 일이 많은데 장관 보다는 총리가 직접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총리가 실질적 지휘자로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총리, 신종코로나로 첫 시험대…일정 취소하고 대응에 '몰두'
정 총리는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나는 등 감염증이 확산세인만큼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며 대책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감염증 문제여서 현장 방문에 제한이 따르는 만큼 현장 방문에 대해서는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요구가 나온 바 있는 우한 교민 격리시설인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방문의 경우 격리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이 자칫 잘못된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날 정 총리가 앞장서 발표한 중국인에 대한 제한적 입국 금지 대책을 두고 '늑장 대응', '미봉책' 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점은 앞으로 추가 대책과 보완책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정 총리가 지난 28일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한 교민을 위한 전세기 투입 일정을 직접 밝혔을 때에는 중국 당국과의 최종 조율이 되기 전 설익은 시점에 발표를 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정 총리의 '책임총리'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정 총리로부터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방안을 보고 받은 자리에서 "국무총리 중심으로 내각의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취임 이후 두번째 주례회동에서도 신종코로나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이며, 문 대통령도 정 총리에게 각별한 대응을 지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