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검찰기소 하루 만에 논평내고 대응…한국당 "청와대가 범죄사령부" 공세
임종석 출석 놓고도 공방…여 "무리수사"·한국당 "고개 쳐들고 국민능욕"

여야는 30일 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무더기 기소'한 것과 관련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무한 폭주", "날조된 조직사건 기소를 보는 것 같다"며 고강도로 검찰을 비판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와대를 '범죄사령부'라고 지칭하고 "국정농단 게이트 실상이 드러났다"며 공격을 이어갔다.

여야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을 놓고도 충돌했다.

여 "80년대식 날조된 조직사건"…한국당 "탄핵까지 갈 중대사안"(종합)
민주당은 이날 검찰 기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강도 높게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전날에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관련 13명 기소는 1980년대의 날조된 '조직사건 기소'를 보는 듯하다"며 "윤석열 정치검찰의 전격 기소를 너무 자주 본 탓에 더 놀랍지도 않다.

정치검찰의 무한 폭주가 일상처럼 돼버린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판단에 따라 총선 개입을 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총선 결과를 토대로 보수 야당이 승리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폐지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청와대도 검찰의 이번 기소에 대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기소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 국민이 판단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이날 임 전 실장에 대한 검찰 조사를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기소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번 조사 후 4월 총선 이후에 기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임 전 실장은 이미 과거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인격 살인 때문에 무죄를 선고받아 누명을 벗고도 고통을 받아온 정치검찰의 피해자"라면서 "임 전 실장이 비공개 출석을 마다하고 포토라인에 서길 자처해 권력을 남용한 무리한 수사와 아니면 말고 식 무책임한 행태를 고발했다"고 말했다.

임종석 "검찰 수사, 분명한 목적 가지고 기획됐다고 확신" / 연합뉴스 (Yonhapnews)
보수 야권은 검찰의 기소에 "대통령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게이트의 실상이 거의 다 드러났다"며 "이 정도면 문재인 정권 청와대를 범죄사령부로 칭해도 과하지 않게 됐다"고 비난했다.

여 "80년대식 날조된 조직사건"…한국당 "탄핵까지 갈 중대사안"(종합)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모든 범죄 행위의 지휘자인가, 대통령까지 속인 참모들의 집단 범죄였는가에 대해 국민께 답해야 한다"며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나서서 석고대죄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울산선거가 청와대의 기획과 조직적 개입에 따른 것임은 너무도 분명하다"며 "선거 공작은 대통령 탄핵까지 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임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임 전 실장이 검찰 조사에 앞서 "이번 사건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며 검찰을 비판한 점을 집중 공격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가히 오만방자의 끝판왕"이라면서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국민을 능욕했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은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에 대해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삼십년지기 인연을 발판삼아 청와대의 은밀한 공작으로 울산시장에 당선되었겠지만, 이제는 법과 원칙 앞에 홀로서기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