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 인사인 원종건(27) 씨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사자는 논란이 불거진 뒤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민주당 내에서도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7일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라며 글을 게시했다.

A 씨는 원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와 폭행 피해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원 씨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 폭력이었고, 전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라며 "구글에 원종건만 검색해도 미투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지금은 내려갔지만, 네이버에도 해당 단어가 뜨곤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거 전혀 무섭지 않다. 제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본인의 만행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뒤 자유한국당 또한 원 씨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같은날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오늘 한 인터넷 게시판에 '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서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원 씨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원종건 씨를 영입한 민주당은 즉각 영입 철회하고 모든 여성들에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아울러 "폭로된 내용들과 사진들은 차마 말로 옮길 수가 없을 정도로 잔혹하고 처참하다"면서 "만약 이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원 씨는 여성을 성 노리개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 파렴치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작성자가 제시한 사진들만으로도 원 씨의 파렴치한 행위들은 충분히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민주당과 원종건은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으며 깨끗한 척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원 씨가 민주당 영입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이슈를 언급한 것을 지적하며 "만약 폭로 내용 그대로 파렴치한이 공개적으로 이런 말을 떠들어댄 것이라면 참으로 소름 끼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 씨는 관련 논란이 불거진 뒤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역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인재영입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오늘(28일) 오전 중으로 관련 입장이 나올 것"이라며 당내에서도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