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첫 회동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첫 회동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15 총선 공천을 앞두고 대규모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정치 신인이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면 안 된다”며 ‘한국형 완전 국민경선제’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완전한 국민경선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외국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한국형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완전 국민경선제는 당원과 일반 유권자에게 똑같은 투표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시간도 없고 인재도 많지 않기 때문에 (완전 국민경선제를) 얼마나 고안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서만 개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정치 신인이 진입장벽 때문에 턱을 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신인들이 경선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완전 국민경선제와 현재 경선룰 사이 절충안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당 당헌·당규상 내부 경선은 ‘당원 50%+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를 감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제 사사로운 감정은 완전히 배제하고 칼을 들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열린 당 연찬회에서 ‘죽기에 딱 좋은 계절’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물갈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며 “누구에게도 휘둘리거나 간섭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불출마 선언 의원 12명 중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은 한 명도 없는 만큼 인적 쇄신의 칼날이 TK 지역을 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는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가 돼야 한다”며 “오염된 물(제도)을 갈지 않으면 새 물고기(인물)를 넣어봐야 다 죽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황 대표와 만나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으로 △경제를 살리고 △자유·안보를 지키고 △국민을 위한다 등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이번 주말까지 공관위원 인선 작업을 마치고 다음주 중 공관위를 발족할 예정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