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출신 PK·TK 출마 1명도 없어…여당서도 "꽃길만 가나"
‘문재인 청와대’ 이름표를 단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급 인사 20여 명이 4월 총선에서 수도권 호남 등 이른바 ‘텃밭’ 출마를 고집하면서 여당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중 험지로 분류되는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강원 지역 출마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수석과 비서관급을 지낸 총선 출마 예상자는 23명 정도다. 이들의 출마 지역은 서울과 경기, 호남과 충청 지역에 국한돼 있다. 수석 중에선 경기 성남 중원 출마를 선언한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과 전북 익산을에서 뛰고 있는 한병도 전 정무수석이 있다.

서울 양천을엔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이, 서울 관악을엔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이 뛰고 있다.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은 지역구가 정해지지 않았다. 비서관급에선 서울 지역 5명, 충청과 호남 각 4명, 경기 2명 등이 뛰고 있다.

여권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에 입성해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꽃길만 걸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도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다. 민홍철 의원(경남도당 위원장) 등 지역 의원들이 PK 출마를 강하게 설득했지만 본인의 의지를 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로 민주당 전통의 강세 지역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역시 경기 고양 등 수도권 전략 공천이 유력하다. 수도권 지역의 민주당 초선 의원은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으로 민심이 악화하자 몸을 더 사리고 있다”며 “험지 자진 출마 요구는 묵살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 출마를 선언한 인사도 다섯 명이나 된다.

반대로 PK와 TK, 강원 지역은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출신 인사를 ‘우대’하거나 전략 공천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경선에서 동등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