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진행된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진행된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푼수 없는 추태' '철면피' '횡설수설한다'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며 문 대통령을 비난한 바 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6일 '진실은 가리울수 없는 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기고한 글을 거론하며 "말 그대로 가소로운 넉두리, 푼수없는 추태라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자는 횡설수설하였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남조선당국자가 조선반도에서의 대화평화 흐름을 마치 저들이 주도하기라도 하는 듯이 자화자찬하면서 철면피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화가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저들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고 하는 등 무맥하고 가련한 제 처지에 대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으며 국제사회가 저들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협력해줄 것을 구걸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018년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은 자신들(북한)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최악에로 치닫던 조선반도정세가 2018년에 극적으로 완화되고 북남관계에서 획기적 전환이 일어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와 성의 있는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세상이 공인하는 사실"이라면서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에 편승하여 북침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고 첨단공격형무장장비들을 끌어들이며 정세를 악화시켜온 것은 다름 아닌 남조선당국"이라고 했다.

이어 "사대매국적이며 동족대결적인 '대북정책'에 매달려 모처럼 찾아왔던 북남관계개선의 기회를 망쳐놓은 장본인들이 뼈아픈 반성을 해도 부족할 판에 치적자랑을 하고 있으니 그 뻔뻔함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당국은 아전인수격의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보고 창피스러운 입방아를 그만 찧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혹 과대망상증에 걸린것은 아닌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남한에 돌렸다. 이 매체는 "남측은 북·미사이에서 무슨 '중재자'역할을 표방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결국 미국만 의식하면서 북·미관계의 결과를 기다리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며 이는 "한미동맹의 틀에 자기를 스스로 가둬놓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까놓고 말해서 2018년부터 급전환된 북남관계흐름은 남측의 그 어떤 '중재'와 아무런 관련도 없다"며 "2017년말에 모두가 다음해의 정세흐름에 대해 비관하였었지만 실로 충격적이라 할 만큼 주동적인 결단과 의지를 보여준 북에 의해 정세가 화해와 평화에로 급선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미국에만 기대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중재'를 계속 운운하는 것을 보면 남측이 혹 과대망상증에 걸려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과대망상, 황당한 몽상을 하는 것은 본인들의 자유겠지만 그것을 함부로 현실에 실행하려들면 불행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