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날 선 경고성 반응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새해맞이 파티에 참석해 "(김정은 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계약에 서명했고, 첫 문장이 비핵화였다"며 "나는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과 여전히 좋은 관계"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넷째 날 보고에서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지금에 와서까지 미국에 제재 해제 따위에 목이 메 그 어떤 기대 같은 것을 가지고 주저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고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배경이 미국에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미국의 강도적인 행위들로 하여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미국을 '강도'에 비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관계 악화는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입장을 요구하며 '연말'이라는 시한을 정했는데,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6월 30일)과 스웨덴 실무협상(10월 5일)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연말을 넘긴 것.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말까지 관계 개선과 관련된 새로운 제시를 하지 않을 경우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을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크리마스를 지나 새해까지 북한의 도발은 없었지만, '새로운 전략무기'로 미국을 겨냥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하게 악용하는 것을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며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얻게 된 발전의 대가를 다 받아내기 위한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며 협상 여지는 남겨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좋은 관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상황을 정리하면서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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