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출간 기념회에 참석한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맨 오른쪽)_출처 교보문고
지난 2015년 출간 기념회에 참석한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맨 오른쪽)_출처 교보문고
"진중권 교수의 총기가 흐려졌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현상이기도 하다. 진교수 스스로가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보다 감퇴했는지 자가진단을 해봤으면 좋겠다."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2015년 '노.유.진'으로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끌며 '진보의 아이돌'로 불리던 이들의 단단하던 팀워크가 산산조각났다.

맏형이던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8월 드루킹 특검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올 9월 불거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의혹을 계기로 완전히 등을 돌렸다.

유 이사장은 지난 24일 유튜브를 통해 "조국 관련된 진 교수의 발언에는 논평을 않겠다"면서도 "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만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검찰 다녀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검찰이 녹취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이어 "최 총장이 검찰에 나와서 한 얘기는 대부분이 나와 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하지도 않은 말에 대해 언론이 떠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최 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대장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대장이 없어서 표창장을 줬다고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며 "15분 44초 동안 통화했다. 그 내용은 최 총장보다 내가 더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우리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알지도 못한다"면서 "진 교수의 가장 큰 매력은 논리력이나 정확한 표현력이다. 회유가 되려면 댓가를 받았어야 하고 압박은 불이익을 준다고 했어야 하는데 제가 최성해 총장에게 뭘 줄 수 있나,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압박을 할 수있는 위치에 있지 않으나 회유도 압박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사회에는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다"며 "하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다른 하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고 언급했다.

알릴레오와 뉴스공장이 진영 논리에 치우쳤다는 비판의 표현이다.

그는 이어 "그 명민하신 분(유시민)이 어쩌다 저렇게 되셨는지 주위에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유튜브 방송은) 객관성, 공정성, 윤리성의 의무에서 자유롭다. 그런 매체에 익숙한 대중을 위해 그런 매체에 특화된 콘텐츠만 만들다 보면 점차 사유 자체가 그 매체의 특성에 맞추어 논리와 윤리의 영역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일종의 환타지 산업"이라며 "나이 들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 받듯이 작가님 연세도 어느덧 본인이 설정하신 기준(60)을 넘으셨으니 한번 점검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듯 하다"고 꼬집었다.

또 "아울러 혹시 본인이 자신의 신념과 달리 아직도 '사회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계신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유 이사장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던 2004년 11월 "가능하면 60세가 넘으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지 말라"면서 "뇌세포가 너무 많이 죽은 상태에서 지위를 획득하면 능력있던 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인간이 된다"는 발언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올해 딱 예순으로 환갑을 맞았고, 진 교수는 유 이사장보다 네 살 어리다.

앞서 진 교수는 '검찰로부터 계좌를 사찰당했다'는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에 "딱히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될 듯"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진 교수와 유 이사장이 이처럼 극과 극의 대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진 교수가 가짜 진보 친문 부패세력의 본질을 정확히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하 위원장은 "진 교수의 '진짜 적폐세력들이 자신들이 권력 움켜쥐자 물 만난 고기처럼 다 해먹어놓고 부패와 권력남용 수사하려는 윤석열 검찰을 이제 와서 기득권 적폐 취급하고 있다'는 발언은 적폐가 된 가짜진보 이대로 놔두면 진보 전체가 몰락할 거라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 개혁 위해 새로운보수당 창당하는 제 마음과 이심전심이다"라며 "낡은 보수, 낡은 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폐가 된 가짜 진보도 청산해야 한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정의당도 권력에 타락해 진보의 영혼 팔아넘겼다"면서 "공정과 정의의 지키는 진 교수와 김경율 소장이 새로운 진보 만드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