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이세돌 9단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이세돌 9단(36)이 지난 19일 공식 은퇴를 선언하며 24년4개월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한 가운데, 정치계로의 다음 행보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25일 은퇴를 기념해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세돌은 정계 진출설에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 정치권에서 이세돌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일축하며 거리를 뒀다.

이세돌은 "국회의원은 사실 대단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에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내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나이도 어리고 좀 더 다른 것을 할 것"이라며 정계 입문 의지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세돌은 2017년 5월6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참조 연설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문 후보를 위해 '신의 한 수'를 부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세돌이 그간 한국기원과 프로기사회 등 바둑계에 쓴소리를 자주 했었던 터라 "이세돌이 정치한다면 잘 할 것이다"라는 기대도 있었다.

정계 진출설을 일축한 이세돌은 "휴식이 꿈"이라며 "딸이 내년에 15살이 된다. (딸이) 집에서 게임을 하면서 밥도 방에서 먹으려 한다"며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향후 행보를 전했다.

또한 "내가 지독하게 해도 컴퓨터에 밀린다는 것을 느꼈다"며 "일인자가 돼도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은퇴에 영향을 끼쳤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딸 혜림 양의 손을 잡고 대국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딸 혜림 양의 손을 잡고 대국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AI의 벽을 체감해야 했던 이세돌은 바둑계를 완전히 떠나기전에 AI와의 마지막 승부를 치를 예정이다. 이세돌은 다음 달 19일부터 3일간 NHN이 개발한 AI '한돌'과 은퇴기를 치른다. 은퇴기란 프로기사가 은퇴를 기념해 자신이 두고 싶은 상대와 마지막 바둑을 두는 것을 말한다.

한편 이세돌은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 대회 우승 등 총 50승을 거둔 한국 바둑의 전설 중 한 명이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제4국에서 승리하며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프로기사로 남아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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