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은 ‘홍보쇼’ ‘전파 낭비’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대통령의 일방적 입장 전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뒤 낸 논평에서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한 ‘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민 300명을 모셔놓고는 20여 명의 질문만을 받았고, 그 대답마저 특정 질문에 대해서만 장황한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 데 할애됐다”며 “대다수 국민의 궁금증과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동안 대통령이 반복해왔던 메시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특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개혁, 그리고 허황된 남북 평화에 대한 유달리 긴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과의 대화라는 형식을 통해 ‘공수처 홍보쇼’ ‘남북관계 평화 강요쇼’를 보는 것과 같았다”고도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통상적인 질문, 듣기 좋은 대답, 원론적인 얘기, 자화자찬에 남 탓”이라고 관전평을 요약했다. 김 대변인은 “알맹이는 빠진 ‘대통령 홍보 방송’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농담’ ‘무질서함’ ‘개인적 이야기’로 정작 중요한 의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는 찾을 수 없는 시간 낭비, 전파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임기 절반을 독선과 아집으로 채워놓고 ‘지금껏 잘해왔고,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망상적 태도는 국민의 화병을 유발하는 ‘민심 뒤통수권자’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 한반도 주변 정세를 주도하는 평화 기획, 청년에게 기회를 주는 담대한 정책, 중소 상공인 등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가 ‘주마간산’ 식으로 지나간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소통이라는 명분, 각본 없는 대화 형식에 얽매이다 보니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파악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며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의지가 선명하게 국민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의 위기, 앞이 안 보이는 한반도 정세를 뚫고 나갈 대통령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경제난 인식은 실망스럽고 대책 제시에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 국회, 전 국민에게 울려 퍼진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