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가운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 후속 입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운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 후속 입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띄운 보수대통합 승부수가 당 안팎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보수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루고 우선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통합을 위한 3대 원칙 중 첫 번째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를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 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저는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이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 "한국당이 (탄핵에) 분명히 동의가 되지 않으면 통합이라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총선에서) 이긴다는 생각으로 통합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탄핵 문제를 묻고 가자는데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유 의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우리공화당도 탄핵 문제를 묻고 가자는 황 대표 제안을 비판했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무고한 보수의 대통령을 탄핵하고, 좌파들이 정권을 찬탈하도록 방조한 역사적 죄과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국민 앞에 진정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우파 대통합의 전제는 반성-사죄-책임의 논리 구조를 따라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역사의 순리에 맞는다. 황 대표가 말한 '탄핵을 묻고 가자'는 대통합의 전제부터 전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당원 70%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황 대표가 유승민 하자는 대로 탄핵의 강을 건너면 집토끼는 다 빠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7일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 회의에서 "지금 우파 내에서 있는 (탄핵에 대한)갈등들은 '책임 없는 좌파가 계속 정권을 이끌어가도록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문제와 비교하면 작은 문제"라며 "작은 문제들은 우파가 당면해서 승리해야 하는 큰 과업을 달성한 다음에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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