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삼성 투자 격려'를 '투자 애걸'이라 비판한 정의당
“‘친기업=반노동’이라는 이분법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음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투자 애걸 대통령’ 발언을 반박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심 대표는 11일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비판하며 “국정 지도자가 투자를 애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13조원 투자에 대해서도 “기업의 투자 결정은 오직 자체의 성장과 수입 전망에 따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사정한다고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아산이 지역구인 강 의원은 이에 “정부의 노력과 기업의 투자가 맞물려야 일자리의 질과 계속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삼성의 13조원 투자로 8만여 개의 관련 일자리가 생긴다”며 “한 개의 일자리라도 더 필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산업 현장을 대통령이 기피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심 대표의 발언은 자신의 과거 언급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과감하게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오직 자체 전망에 따라서만 한다’는 기업의 투자를 압박하는 발언이었다.

정의당은 기업인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데 이어 같은 달에는 국회에서 한국강소기업협회 소속 기업인들을 만났다. 심 대표는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정의당이 경제계 인사를 만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정의당은 노동자, 서민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발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투자 격려’를 ‘애걸’로 해석하는 것이 ‘기업 발전이 중요하다’는 정당 대표의 태도일까. 지난 7월 당대표 당선 때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집권 경쟁에 나서겠다”던 심 대표의 일성이 공허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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