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강원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날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날짜를 밝힌 지 13시간 만에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이다.

"美와 협상 재개" 13시간 만에…北, 미국 본토 위협 SLBM 쐈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11분께 SLBM 추정 탄도미사일 한 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의 최대 상승 고도가 910㎞, 비행 거리는 450㎞로 탐지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극성은 북한이 2010년 전후로 개발에 나선 SLBM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수차례 개량을 거쳐 최대 사거리가 2000㎞ 안팎까지 늘어난 북극성-3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데다 잠수함으로 실어나를 경우 괌,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 올 들어 북한이 열 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들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북한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