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급히 수습 나선 민주당

"당에 의사 전달 없었다"
유은혜 "불출마 얘기할 상황 아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맨 아래)과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맨 아래)과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의원 출신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년 총선 불출마설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두 사람의 불출마설을 부인하며 급히 수습에 나섰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해명이 엇갈리는 등 설왕설래하고 있다. 대구·경북(TK) 지역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돼 온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아예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중진 의원들과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불출마설 진화 나선 민주당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언론에 보도된 김 장관의 불출마설에 대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런 (불출마) 뜻을 지도부나 대표에게 확실히 전달한 거냐’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유 부총리의 불출마설에 대해서는 “가변성이 있는 것 같다”며 “후임자가 구해진다든지 하면 출마할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후 이재정 대변인과 함께 발표한 공식입장문에서는 “‘유은혜·김현미 총선 불출마’는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윤호중 사무총장(총선공천제도기획단장)도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당에 어떤 의사도 전달해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두 사람의 총선 불출마설을 의식한 듯 “언론에 이상한 뉴스가 보도되는데, 그런 거에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을 (집권)했지만 정권을 빼앗기고 나니 우리가 만든 정책 노선이 산산히 부서지는 것을 보고 정권을 빼앗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각오를 했다”며 “무엇보다 내년 총선 승리가 아주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없다고 직접 해명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육 당·정·청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지금까지 누차 반복적으로 말씀드려왔는데, 지금 출마·불출마를 결정해서 얘기할 시기도, 상황도 아니다”며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참석하기로 했던 민주당 워크숍에 불참했다.

공천 물갈이? ‘조국 사태’ 여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진 물갈이론’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이 모두 86세대인 점을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포한 386 운동권 중진들이 물갈이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역시 86세대인 김 전 실장도 이날 “고심을 거듭했지만 제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 판단했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불출마설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거로 생각한다”며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이런 내용을 흘렸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불출마설이 불거진 배경에는 청와대가 느끼는 ‘인사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고위 관계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보면서 그런 (불출마)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야당과 언론의 집중 질타를 받으면서 청와대가 총선을 앞두고 장관을 교체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청와대는 조 장관을 지명할 당시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일 수 있겠지만 낙마까지 이어질 결격 사유는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이렇게 야당과 언론이 장관 후보자 한 명을 대상으로 엄청난 폭격을 퍼부으니 앞으로 어느 누가 장관을 하려고 하겠나”고 꼬집었다. 그는 “앞서 지명된 장관 중에서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수십 번 순번이 돌고 나서야 겨우 찾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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