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검찰이 조 후보자의 아내를 전격 기소하자 당황한 분위기다. 공식 입장을 자제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지금 당장은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청와대 참모들이 잇따라 검찰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을 감안할 때 예상했던 수순으로 보고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6일 밤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청문회 도중 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청문회가 산회한 직후 기소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기소된 것은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다. 검찰은 기소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이례적으로 사건의 당사자인 정 교수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저녁 늦게부터 검찰이 정 교수를 기소할 것이란 소식이 퍼졌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한 대응을 삼갔다. 기소 여부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청와대 참모들의 잇단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키운 학습 효과도 작용했다.

앞서 청와대 한 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 수사를 ‘내란음모 수사’ ‘조폭 소탕 방식’이라고 폄훼하며 연이틀 날을 세웠다. 그는 “조 후보자의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 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며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비서실 소속 조모 선임행정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쳐 날뛰는 늑대마냥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겠다고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검찰은 “청와대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며 “과거에 이렇게까지 (청와대가) 검찰을 공격한 사례가 없었다”고 즉각 반발하며 연이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청와대에 맞섰다.

검찰이 정 교수를 전격 기소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앞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최종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하는 만큼, 8일 혹은 9일에 임명 재가 후 9일 임명장 수여라는 기존 스케줄에서 크게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밝혀왔다. 하지만 청문회 종료 직후 후보자의 배우자가 기소된 전례가 없는 만큼 여론 변화 추이를 주말 새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문회 내내 조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을 뿐 조 후보자 개인의 위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청와대 내부의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정 교수의 기소여부가 큰 기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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