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중단 지켜…비핵화 노력은 미미"

미국과 한국 등의 외교 노력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지만, 북한 비핵화에는 아직 큰 진전이 없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이 평가했다.

미 의회조사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작년 3월부터 이달까지 18개월간의 비핵화 협상 경과를 정리한 4쪽 분량의 '북한: 18개월의 외교가 달성한 것과 달성하지 못한 것' 보고서를 지난 5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세 차례 북미 정상간 회동, 다섯 차례 북중정상회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한 차례 북러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전반적으로 이런 외교 노력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트럼프와 김정은은 트럼프의 주장대로라면 궁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개인적 관계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정은은 비핵화를 약속했으며,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의 비핵화 선언은 조건부 약속이며 모호하다"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군사력을 진전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분열 물질을 계속 생산하는 것과 함께 올해 5월에는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여러 번 했다"며 "미사일의 고체연료와 유도체계를 향상하고 단거리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역량을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비핵화 정의, 핵 물질·시설 신고, 합의에 북한의 미사일과 화학·생물학 무기 및 재래식 전력까지 포함할지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협상팀은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단계적 폐기와 점진적인 제재 완화를 목표로 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한 비핵화와 모든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빅 딜'을 시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핵화 대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경우 인권, 돈세탁, 사이버공간 활동 등 다른 현안에서 북한을 압박할 도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한미연합연습 축소,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회의론, 급격한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로 인해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의 안보 의지의 신뢰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분석했다.
美의회조사국 "외교노력으로 한반도 긴장완화…비핵화는 아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