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최근 북한과 긍정적인 서신 왕래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선 “그들(북한)이 준비될 때 만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실무협상 일정이 잡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며 이같이 답했다. 대신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비춰볼 때 미국은 협상 재개 자체보다 내용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 ‘충분한 시간을 줄 테니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들고 협상장에 나오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신 왕래가 정상 간 친서 교환인지, 실무 당국자 간 편지 교환인지 여부와 서신이 오간 시점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면 미국은 그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정상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면 상응 조치로 ‘불가침 확약’을 비롯한 체제 보장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2일에도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며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에 대한 불가침 약속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차 미·북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1월 말 스탠퍼드대 연설 때 공개적으로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도 그 연장선이지만 미·북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양측이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정은과 판문점 회동 직후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