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로 주 52시간 근로제 위반에 대한 처벌 유예 기간이 끝났지만 국회는 보완 입법에 손도 못 대고 있다. 4월 5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여야가 두 달 넘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대치를 이어가면서 국회의 관련 논의가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국회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책으로 거론되는 유연근로제와 특례업종 지정 안건은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 보완 입법 두달 넘게 '올스톱'
여야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회가 법안 처리에 앞서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합의를 맡기면서 입법 논의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홍영표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정한 경사노위의 합의 도출 기한인 11월 20일을 훌쩍 넘겨서도 노사의 자율적인 합의를 기다리자며 국회 논의를 미루자고 제안했다. 한국당은 경사노위 회의와 국회 논의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탄력근로제 등 안건 상정을 놓고 파행으로 치달았다.

탄력근로제 국회 논의는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올 2월, 노동계와 경영계가 경사노위에서 극적으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하면서 물꼬를 트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1년 수준인 것을 감안해 한국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 펴고 나오자 민주당이 논의를 거부했다.

바른미래당은 탄력근로제 논의와 함께 다른 보완책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정부·여당의 반대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4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하되, 선택적 근로시간제·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를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책으로 함께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정보기술(IT) 업종과 건설업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예외 조항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이번에는 같이 논의하지 말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민주당 측에서 선택근로제 등을 같이 논의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