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1965년 수교 이래 사실상 모든 정권에서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순탄치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독도를 방문하는 바람에 여러 복잡한 문제가 (생겼다)”며 이승만, 전두환 정부도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특수성에 더해 한반도가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교차로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일 관계는 항상 어려웠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을 마련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어떤 근거로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고 보느냐”고 반문하며 “우리가 일본의 요구를 다 수용하지 않아 한·일 관계가 악화했다거나 우리가 관계를 방치하고 있다는 논리, 우리가 원칙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지금까지 누구도 일거에 해결할 해법을 제시한 적이 없어 겉으로 (해법이) 드러나 보이지 않을 수는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는 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북 대화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당히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북한 중 시간이 누구 편인 것 같으냐는 질문에 “2020년 대선을 봤을 때, 과연 북한 문제가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계산하지 않겠냐”며 “정치 스케줄을 봤을 때 답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 여부와 관련해선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G20을 계기로 추진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시 주석이) 방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G20 회의를 계기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