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 후 월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역임
김일성 비판 제기 의혹으로 숙청
문재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언급→논쟁 주인공
영화 '암살', MBC 토요드라마 '이몽', 영화 '밀정' 속 김원봉/사진=영화, 드라마 스틸

영화 '암살', MBC 토요드라마 '이몽', 영화 '밀정' 속 김원봉/사진=영화, 드라마 스틸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진보와 보수의 통합 사회를 주장하면서 약산 김원봉 선생을 언급했다.

김원봉 선생은 189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건너간 의열단을 조직해 후 일제 수탈 기관 파괴, 요인 암살 등 무장 투쟁을 펼쳤던 독립운동가다.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암살'에서 조승우가 김원봉을 연기하며 짧은 등장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백범 김구의 현상금 60만 원보다 김원봉의 현상금이 100만 원으로 더 많은 사실이 묘사돼 항일 운동의 거물임을 드러냈다. 당시 100만 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4일 첫 방송된 MBC 토요드라마 '이몽'에서는 유지태가 김원봉으로 분해 활약했다. 불 같은 가슴과 불 같은 행동력을 가진 인물로 행동주의 독립운동을 주장하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암살'과 '이몽' 모두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드라마'다. 그럼에도 김원봉은 실제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강렬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에서도 배우 이병헌이 연기한 캐릭터 정채산이 김원봉을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친일 경찰 이정출(송강호 분)에게 접근해 번뜩이고 대담한 작전을 수행을 계획하는 정채산 역시 특별 출연 캐릭터임에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를 다루는 작품에서 행동주의 캐릭터로 사랑받는 김원봉이지만 광복 후 월북하면서 독립유공자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 1944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과 군무장관까지 역임했지만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해 북한 내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했기 때문.

6.25 전쟁 당시 군사위원회 평북도 전권대표로 활약하면서 북한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김원봉은 1958년 김일성을 비판했다는 연안파 제거작업 때 숙청됐다.

김원봉의 월북과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서 활약한 이력 때문에 보수 진영의 반발이 큰 인물로 꼽힌다.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가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를 대상으로 서훈 확대를 시도하며 김원봉의 서훈 여부가 쟁점이 됐지만 보수 진영이 격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원봉의 공적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면서 그동안 독립유공자 서훈에서 제외된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충일 추념사 역시 이의 연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광복군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 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보수 진영은 월북 이력이 있는 김원봉을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에 언급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든 진보든 구분 없이 우리가 애국해야 하는 대상은 오직 대한민국뿐"이라며 "1948년 월북해 조국해방전쟁, 즉 6·25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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