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 구도에도 미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누가 내년 총선을 이끌 원내사령탑으로 적임자인가를 두고 유권자인 현역 의원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7일 현재까지 5월 새로 선출하는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 의사를 밝힌 후보는 김태년·이인영·노웅래 의원 등 3명이다. 세 후보가 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선거 결과가 세 후보 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지역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국민께서 우리 당에 주신 회초리로 받아들인다”며 “선거 결과가 원내대표 경선에는 분명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 의원들이 선거 결과로 느끼는 위기감이 예상보다 크다는 의미다.

현 이해찬 대표 체제와 가까운 김태년 의원 측은 보선 결과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득도 실도 없는 수준인 데다 워낙 작은 선거여서 경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쌓은 의원들과의 친밀도 및 정책 역량을 중심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 결선에 가지 않고 승리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반면 이인영·노웅래 의원 측은 보선을 계기로 당 지도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의원 측에서도 “당내 긴장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총선을 위해서는 현 지도부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노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보선 결과를 놓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의원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고 있다”며 “주말에는 지역에서 의원들과 만나면서 소통해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현 이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아 역할을 한 김 의원 측이 이번 4·3 재·보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